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 E03 


그래


아 너때문에 오늘도 야근했잖아 
뭘 봐? 자꾸?

너, 나기억한다고 했지 

어? 어

나도 기억해, 너 
다들 우는데 웃고있었어 
어린애가 
그래서 기억나 
슬퍼서 

슬펐다고?

어디서부터 어떻게 계획된건지 모르겠어 

야, 갑자기 그게 무슨

근데 다 상관없어 
난 널 웃게만들생각없으니까 

야 , 왜그래 
너 내가 너 , 울었다고 놀려서그래?
야 기분나빳으면 미안

 

곧 12시가돼
그래도 난 니손을 잡지 않아 

그게, 무슨,

내가 쓸데없이 너무 친절했지?

 

손, 손줘

소원이야?

손, 손줘!

소원이냐고 묻잖아 

제발,

소원

너무 경계심없는거아니냐고 했잖아 
그팔찌가 니, 약점이될수도있다고 
난 인간이 아니야 
먹지도 자지도 울지도않아 
연민도 사랑도 없어 
그런마음따윈 나한테없어 
내가 그렇게 정했어, 아주 예전에

불쌍하다, 너 

불쌍한건 너지 
넌나때문에 울게될거야 
그래서 세상을 멸망시키고 싶어질꺼야
그래야 날 죽일수있으니까

그게 겨우 니 계획이야?
그럼 내 계획은 이거야

미쳤어?

이럴 줄 알았어
네가 잡아줄 줄 알았다고

넌, 나한테 다 들켰어
먹지도, 자지도, 울지도,
연민도, 사랑도, 마음도 없어?
인간이 아니라서?
난 있어 난 인간이니까
그래서 말인데
널 사랑해볼까 해 

그럼 나는 아무것도 잃지 않고
살 수 있을 테니까

그럼 제대로 하자
날 위해 세상을 멸망시키고 싶어질 만큼


Doom at Your Service


© なな