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지만 괜찮아


다 말라 죽었네?

죽은 건 버려야지

함부로 손대지 말지?


고문영!

 

문강태?

다행이다

다행이야

괜찮아?

어디 다친...

아, 박옥란 그 아줌마가

어디 있어?

그 환자 어디 있냐고

 

갔어

언제, 어디로?

언제 갔냐니까!

 

방금

너, 그 도망친 환자 잡으러 온 거야?

나 때문이 아니라

내가 보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러니까 난, 너희 형한테도 밀리고

환자한테도 밀리는 3순위였네

고문영


환자 쫓아서 달려온 주제에

나는 왜 끌어안고 지랄이야, 씨

왜 손을 감아?

내 손이 아프대?

이깟 손바닥 좀 찢어진 거

아무렇지도 않아

우린 악연이다

엿같은 인생 흔들지 말고 꺼져라

네가 지껄인 그 헛소리가 훨씬,

훨씬, 아프다고

나 깡통 아니라며

근데 왜 속이 텅 빈 깡통 취급 해?

내가 오늘 중요한 날이라고 했잖아

나 혼자 있기 싫다고 했잖아

스스로 통제가 안 될 땐,

셋까지만 세

 

하나

생일 축하해

보고 싶었어

왜 빨개져?

더, 더워서

너무 덥다, 그치?

너도 엄청 빨개

아, 나 아파

너 뜨거워


일로 와, 욕조에 얼음물 해 놨어

얼음물은 왜?

열나니까 식혀야지

나도 영화에서 다 봤어

얼른 벗고 들어와

장미꽃도 띄워 줘?

됐어, 물수건이나 줘


좋다

뭐가?

 

아플 때, 옆에서 누가 돌봐 주는 거

처음이야


간 줄 알았잖아

 

가긴 어딜 가?

열은?

이제 내렸어

하루 만에?

너, 이씨, 꾀병이었지?

아니

사, 상사병

잠깐 얘기 좀 하자


뭔데? 할 얘기가?

 

형에 대한 거야

아씨, 그놈의 형

 

형한텐 트라우마가 있어

트라우마?

어릴 때 우리가 성진시를 떠난 것도

봄마다 도망치듯 여기저기 떠돌게 된 것도

다 그거 때문이야 우리 엄마는, 살해됐어

그걸 본 유일한 목격자가 형이야

무서워서 도망쳤어

난 고작 열두 살이었고

우릴 지켜 줄 어른은 아무도 없었거든

그때부터야 나비가 날아드는 봄만 되면

형은 엄마가 죽던 그날 밤의 악몽을 꿔

나비가 쫓아와 죽일 거니까

다른 데로 멀리 도망가야 된다고

그 고통을 20년 가까이

형이 혼자 끌어안고 있어

그래서 형 옆엔 내가 꼭 있어야 돼

근데 그런 형을 두고도

나는 너랑 자꾸 놀고 싶어

니가 전에 그랬지?

운명이 별거냐고

필요할 때 내 앞에 나타나 주면

그게 운명이라며

나는 니가 필요해

내가 형 옆에 있을 테니까

넌 그냥 내 옆에 있어

그러지, 뭐



안녕


감사합니다

 

응? 변했네?

예?

웃는 게

예뻐졌다, 어




역시 우린 환상의 짝꿍이야


삽화도 안 그린다, 위약금도 안 준다

 

안녕, 나무야

그럼 배 째라는 거지?

 

상쾌한 아침이지?

갑을 관계를 떠나서

우린 짝꿍이잖아,

오빠 내 팬이잖아

어떻게 팬심이 변해? 어?

오빠, 약속은 말이야

코 풀고 버리는 휴지가 아니에요, 어?

에이씨, 문상태!

 

강태 안 줘

안 줘, 저, 절대 안 줘, 강태

강태는 주고받는 물건이 아니야

물, 물건이 아니고 내, 내 동생이지

그래, 그냥 동생이지

자, 자, 작가님 거 아니야

오빠 것도 아니지

내 동, 내 동생은 내, 내 거야

문강태는 문강태 거야

 

내, 내 거야, 내가, 내가 친형이야

그놈의 형, 형, 형, 형!

 

작가, 작가님은 남이야 남, 남, 남, 남


난 정말 최선을 다했어

어떤 최선?

정중하게 부탁도 하고

논리정연하게 설득도 했지

 

부탁, 설득이 아니라 공갈 협박이겠지

통화했니?

그걸 확인해 봐야 알아?

 

그럼 지금 내 심정이 어떤지도 알겠네

어떤데?

'제발 따님을 저에게 주십시오'

허락받으러 다니는

사윗감 돼 버린 심정이야

 

그래?

그래

(스스로의 치명을 잘 활용하는 예)

 

근데, 허락 못 받으면

우리 같이 못 살아

내 친구 재수도

형이랑 가까워지는 데

10년쯤 걸렸지, 아마?

 

10년?

일단 기다려

10년을? 미쳤어?

 

아니,

이거 스테이션 두고 올 동안

기다리라고


우리가 믿게 해 줘야지

날 뺏기는 게 아니라

함께 있어 줄 한 명이 더 생기는 거라고

남이 아니라 우리가 되는 거라고

믿게 해 줘야지, 해 줄 거지?

해 보지, 뭐

그리고 혼자 있을 때 문단속 잘해

절대 아무나 함부로 문 열어 주지 말고

알았어?

그러지, 뭐

 

착하네


오지왕 사, 사기꾼 거, 거짓말쟁이 오지왕

모, 목소리, 목소리는 착하고 얼굴도 착하지만

거, 거짓말쟁이, 거짓말쟁이

믿을 사람 하나 없다니까, 어?

오래 기다렸어? 가자

물감은 왜 다 들고 왔어?

그림 아직 다 안 그렸잖아

 

안 그려

왜?

 

안, 안 그리니까 안, 안 그려

그러니까 왜 안 그려?

거의 다 해 놓고

 

안 그려, 안 그려 안, 안, 안 그린다고

나, 나비는 안 그, 안 그릴 거야 아, 안 그려

형, 얘기 좀 해,

거기 서 봐 봐, 형!


이제 그림도 안 그리고

병원에도 안 가고

원장님도 다신 안 보겠다는

이유가 뭐야!

이렇게 계속 입 다물고 애처럼

투정만 부릴 거야? 어?

형 어른이라며!

일어나, 빨리 셋 센다

하나, 둘, 셋

원장님 사기꾼, 거짓말쟁이

보, 보이스, 보, 보이스 피싱보다

더, 더 나빠!

다, 다 그리면 돈 준다고 야, 약속했는데

왜 안 줘, 왜 안 줘, 왜

이제 도망가지 마, 도망 못 가

안 돼, 안 돼, 놔 -

싫어, 갈 거야, 비켜

아프지?

맞으니까 아프지?

나도 아파, 봐,

이빨 자국 난 거!

 

아, 때, 때렸어

혀, 형을, 형을 때렸어

도, 동생이 형을 때렸어

형도 나 때렸잖아

예전에 형이 연필로 찍어서

뒤통수에 땜빵 났을 때도 엄청 아팠고

형이 밀어서 책상 모서리에

옆구리 찧었을 땐 누워서 자지도 못했어

나는 뭐, 맞는 게 좋아서 늘 참는 줄 알아?

나도 이제 못 참아, 안 참는다고!

 

차, 참아, 차, 참을 땐 속으로 셋을 세

하나, 둘, 세, 셋

싫어! 형이나 세!

말 들어, 내가 네 형이야!

형이면 형답게 좀 굴어!

아니, 형

소, 소, 소리쳤어?

감히, 감히, 감히

동생이 혀, 형한테 소리쳤어?

너 일로 와, 너 일로 와 너, 너, 너, 너


너 혹시 나 몰래 죽을 날 받아 놨니?

그래서 막 나가는 거야?

 

형한테 맞을 땐 속이 편했는데

막상 치고받고 하니까

거봐, 네 마음이 더 아프지?

아니

후련해

 

와, 사이코 바이러스 위력 참 대단하다

어떻게 이렇게 딴 놈이 되냐

재수야

누구세요, 저 아세요?

원래 이런 애야

문강태는 문강태 꺼


망태 괜히 돌려줬나

아무나 문 열어 주지 말랬지?

말 듣겠다며

이런 건 왜 들고나와?

왜 왔어?

배고프다며

나가자


진짜 말 안 해 줄 거야?

얼굴 왜 그러냐고

 

네가 알면?

가서 패 줘야지

형이야

상태 오빠?

네가 형을 팼어?

팬 게 아니라 싸웠다고

맞은 건 내가 더 맞았고

 

남이 아니라 우리가 된다는 걸

믿게 해 주자며, 근데 치고받고 싸워?

앞으로 어떡할 거야?

생각 중

행동하기 전에 생각이라는 걸

먼저 하라며, 네가

본능에 충실한 건 죄가 아니라며, 네가

그냥 고백해

무슨 고백?

 

난 고문영이 좋다 없으면 못 산다

형이 나 좀 살려 줘라, 심플하잖아

난 고문영이 좋아

이렇게 말하면

형이 뭐라 그럴까

넌 언제쯤

형 신경 안 쓰고 너만 볼래?

네 꿈은 없었어? 하고 싶었던 거

세 개 정도 있었는데

그중의 두 개는 벌써 이뤘어

두 개가 뭔데?

 

이사 말고 여행, 놀러 가는 거

형이랑 치고받고 싸우는 거

시시하지?

근데 나, 미치게 좋았어

이제 좀 남들처럼 사는 거 같아

 

아직 못 이룬 하나는 뭔데?

오늘 나한테 달려와 준 정성을 봐서

그거 내가 들어줄게

안 돼

어차피 늦었어

뭔데 늦어?

교복 입고 학교 가는 거


야, 야, 일어나, 야

빨리 먹어, 이거, 어?

뭐야, 어디 가, 어?

야, 너 어디 가, 인마?

야, 문강태!

문강태!

야, 너 오늘도 학교 땡땡이쳤지, 너

일로 와, 일로 와, 일로 와

아, 아, 형, 야자만 쨌어

뭘 야자만 째, 넌 왜

학교 안 가면서 맨날 교복 입고 다니냐, 어?

아, 형, 회사 안 갔어? 아

아, 진짜 짜증 나, 진짜, 아

저기요!

그, 앞의 단발머리

 

하지 마

저, 제 동생이 할 얘기가

있다고 하는데 잠시만 좀, 예

아, 문상태, 하지 마, 진짜

온다

남자답게 멋있게

어, 나, 저기,

나 너 알아

학교에서 봤어

너 안대

축하해


우리 강, 우리 강태가

행, 우리 강태가 행복하다

우리 강태, 행복하다, 행복하다

어떡해, 처음 봤어, 처음

우리, 우리 강태 처음 봤어, 처음


난 용돈 줄 사람도 없고

같이 밥 먹어 줄 가족도 없어

나 이제 진짜 고아야

 

가자, 집에

나도 오빠 같은 오빠 갖고 싶다고!

빨리 와, 문강태!

고, 고문영!

고문영, 빨리 와!

두, 두, 둘 다 안 와? 어?

고문영, 문강태

둘 다 빨리 안 와? 어?


형, '미운 오리 새끼'라는 동화 알지?

어, 다른, 다른 오리들이

미운 오리를 막 차별, 차별해

자기랑 다르게 생겼다고

왕, 왕따시켜, 왕, 왕따

그래서 너무 외로우니까

결국 가족 곁을 떠나잖아

만약에 엄마가 미운 오리를

끝까지 사랑해 줬다면

어떻게 됐을까?

그럼, 그럼 안 떠났지, 어?

어른이 잘 품어 주면

오리든 백조든

다 같이 한집에 잘 살 수 있어

형은, 남도 품을 수 있는 어른이지?

 

나, 어른이야, 어른, 어, 어른

고, 고길동 같은 어, 어른 고길동 같은,


It's Okay to Not Be Ok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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