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갑포차
신목..?
나와라
나오라 했다
오지 마!
너였구나, 강배야
내가 찾아 헤매던 사람이, 너였어
이것들은 또 뭐야?
조심해, 다 귀신 씌어 있어
나도 싸울 수 있거든?
얘들아, 바쁘니까
한꺼번에 다 덤벼라
넌 여기 왜 왔어?
왜긴요
내 남친인데
내가 지켜야죠
경면 주사라 귀신들이
맥을 못 추네
이거 놔, 너까지 떨어질 거야?
안 놔요, 죽어도 못 놔요
강배야, 눈 떠, 눈 뜨고 나 좀 봐, 어서
지금처럼만 살면 돼, 착하고 성실하게
사랑하는 사람은 꼭 붙잡으면서, 알겠지?
그거면 돼, 그거면 네가 태어난 이유를 다한 거야
이 손 내가 놓는 거다
안 돼
네가 놓치는 거 아니야 쓸데없는 생각 마
아, 안 돼요, 그러지 마요
너랑 함께해서,
너무 행복했어, 강배야
가지 마요, 엄마
월주는 고개를 들어라
네가 오길 기다렸다
어찌 됐건 돌아왔으니
지난 500년간 네 실적에 관한
내 판결을 내리겠다
판결문
월주는 신목을 부정 태운 죄로
인간들의 한을 풀어 줘야 하는 벌을 받았다
그리하여 지난 500년간 10만 인간들의 한을
모두 풀어 준바 이에 고통의 생을 반복하는
월주 아들의 영혼을 구제한다
하지만, 마지막 한 건은 실패하였는데...
아니, 넌 성공하였다
스스로를 희생시켜
인간 한강배를 지켜 냄으로써
자식의 영혼을 구하고자 한
네 오랜 한이 풀리지 않았느냐
그렇다면...
500년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았구나 축하한다, 월주
감사합니다
너와 함께 나선 계단 아래서 건져
올려진 김원형은 지옥으로 보내졌다
자, 이제 네가 해야 할 일은 모두 완수했으니
환생해서 새로운 삶을 살도록 하여라
대왕님
전 환생하지 않겠습니다
선택권을 주신다면 다시 이승으로 내려가
인간들 곁에 머물러도 되겠습니까?
이제서야, 진짜 그들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후회하지 않겠어?
하여튼호텔 손녀딸 같은 것도 가능한데
패리스 하여튼
네, 후회 없습니다
그래, 음, 네 뜻이 정 그렇다면
쌍갑포차 재오픈을 허하노라
아, 보너스로 씁, 내가 믿을 만한
직원을 하나 붙여 줄까 하는데
직원요?
네 중죄를 대가도 없이 떠안았을 뿐만 아니라
나선 계단 암흑까지 가서 널 구해 온 사람이니까
믿을 만할 거야, 들어와
이모님이 가시고 나는 체질 개선이 되었다
이제 상대의 마음을 알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쏟아야 하지만 덕분에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방법을 배우기도 한다
만약 이모님과 반장님이 이 모습을 본다면
누구보다 기뻐해 주실 텐데
야, 이거 좀 먹어 봐, 짜냐?
아유, 야, 이걸 지금 사람 먹으라고,
다시 해, 다시
맛있는데? 이상하다
저승에 있는 동안 입맛이 바뀌었나?
다시 해
이모님, 반장님
저 왔어요
모든 영혼은 하늘이 정해 준 운명을 타고난다
하지만 하늘은 생각보다 쉬이 감동하는 존재라
작은 말과 행동 하나로도
우리의 운명이 바뀔지 모른다
운명을 바꾸는 것이 기적이라면, 어쩌면 우리는
매일 기적을 맛보고 있는 건 아닐까?
당신이 살아 있다는 기적
당신 곁에 그 사람이 있다는 기적
그리고
그 사람과 술 한잔을 기울일 수 있다는 기적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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