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지만 괜찮아


우리 어디로 갈까?

이왕 가는 거 해외가 좋겠지?

남미도 좋고, 유럽도 좋고

아, 이열치열 아프리카로 가자

야생의 세계 세렝게티, 어때?

지금 무슨 짓을 한 거지?

설마, 그딴 생각 하니?

아니, 아닌데, 전혀

응, 아니어야지

그렇게 멋있게 주먹도 날리고

놀러 가자고 손까지 내밀었는데

이제 와서 현타가 온 건 아닐 거야 그렇지?

어, 아니야

현타는 무슨

그럼 세렝게티 가자

 

나 여권 없는데?

너 어디 별나라에서 왔니?

요즘 여권 없는 사람이 어디 있어?

있잖아, 여기

그럼 뭐, 제주도라도

거길 당일치기로 어떻게 가?

당일? 장난해?

네가 전에 산으로, 들로 놀러 가자며

그럼 하루면 되잖아

좋아, 그럼 1박 2일로

1박 할 거면 형도 같이 가

아씨

뭐 하는 거야?

 

목숨 걸고 잘 대답해

 

아, 당장 차 세워!

나랑 당일치기 할래?

아니면 1박 할래?

차 세우라고!

나랑 1박 할래?!

아니면, 같이 죽을래?!

고문영!

미쳤어? 무슨 장난을 목숨 걸고 해!

누가 장난이래?

제발, 충동적으로 저지르기 전에

속으로 셋까지만 세

 

넌 아까 하나, 둘, 셋 세고

그 새끼 후려 팼니? 내려

너랑 같이 있으면 어디든 달려가

들이박고 싶으니까


친구야, 난 요새 네가 참 낯설다

점심 안 먹어서

굶는 게 네 장기고 관두는 게 네 특기라지만

남한테 주먹을 먹이고 넌 정직을 먹고

근데 이게 잘도 술술 먹히니?

맛있다, 이거

 

친구야, 너 지금 여기 아파

나랑 같이 검사받자, 응?

내가 왜 이럴까, 재수야

사이코 바이러스, 전에 고문영이

네 손을 칼로 싹 그었을 때

네 핏속으로 그 여자의 사이코 바이러스가

샤샤삭 침투를 해서

이렇게 네 사고 회로를 퓽

완전히 맛탱이가 가 버린 거지

나 지금 납득될 뻔했어

 

나 지금 소설 쓸까 했어

소설이 영어로 뭐냐, 재수야?

 

소설이...

야, 너 지금 날 닭으로 보는 거야?

야, 소설, 인마, 영어로, 어?

인마, 참 나 노벨 아니야?

노벨 문학상 아유, 몰랐구나, 아유, 자식

노블

 

노블, 그러니까 노블, 노블 노블,

노블, 노블, 노블 문학상


나 놀러 가고 싶다

그래, 까짓것 우리 간만에 알베르토 타고

뽕 빠지게 한번 달려 보자, 어디로 갈래?

세렝게티

 

세렝, 하, 뭐?


아, 미쳤어

 

어?

아니야, 아니야, 형, 자

아, 미치면 병원 가야 돼

아픈 건 병원


준비 다 됐어? 나 들어가

어디 서커스 나가?

넌 어디 야반도주하니?

아니, 편한 옷은 없어?

옷은 벗어야 편하지

 

좀 평범한 옷 없냐고

평범한 건 싫어

왜?

평범하니까

 

신발이라도 좀 편한 거 신고

뭐 챙겼어?

(탈탈 털리는 강태)

 

피난 가니?

(탈탈 털리는 강태2)

 

아니, 밖에 나가면 배, 배가 자주 고프,

아이고, 어디 왕진 나가세요?

 

아, 이건,

혹시나 이제 상황에 대비해서 한번 챙겨 본,

(털린 후 현타, 맞을 시간도 없이 멱살)

촌스럽게 처음 놀러 가는 거

티 내지 말고

넌 그냥 나만 챙겨

받지 마

 

누구야, 그 새끼?


급하게 하실 말씀 있다고...

난 배가 안 차면 말이 잘 안 나와

약속 있어?

아, 예

고문영 작가랑 데이트?

 

말했잖아

난 사람 심리 꿰뚫는 데 도사가 됐다니까

그럼, 뭐 하나만 여쭤봐도 돼요?

들어와 봐

옷을 엄청 과하고 화려하게

입는 사람의 심리는 뭘까요?

자기 과시욕? 이런 거겠죠?

그 반대지, 자기 보호

연약한 나를 지키기 위한 무장

일종의 갑옷이야, 갑옷

그러니까 보호사님이 잘 지켜 줘

고문영 작가


이게 네가 평생 꿈꾸던 일탈이야?

우리 둘이 발목에 끈이라도

매달고 뛰어내리는 건가?

 

그럴래?

가자

싫어

 

왜?

무서워

왜 웃어?

 

아니, 네 입에서 무섭단 말이 나오니까

재밌어?

이깟 다리 건너는 게 그렇게 재밌을까?

그냥, 높고 탁 트인 데

한 번쯤 와 보고 싶었어

형이랑은 못 오니까,

와 봤으니까 됐어

내려가자

형이랑은 이렇게 못 논다는 거지?

그래, 좋아, 놀자

대신 업어 줘

 

여기서 기다려, 금방 갔다 올게

야! 업어 줘!

업으라고! 업어 달라니까?

이런, 에이씨

오, 씨, 흔들리잖아

그러니까 흔들다리잖아

아, 왜 흔들리고 지랄이야

같이 가

무서우면 노래라도 불러 보든가

노래?

내가 만약, 외로울 때면

 

하지 마

왜?

무서워

죽을래?


아, 배고프다

나 뭐 먹일 거야?

산에선, 오징어회?

뭐?

 

근처에 맛집 있나?

저기 서 봐,

사진 한 방 찍어 줄게

 

배고프다며

빨리 와 봐

빨리 찍어

웃어 봐

웃으라고, 울지 말고

그냥 찍어, 빨리

멋있는 포즈 좀 해 봐

아, 됐어, 안 찍어

알았어, 알았어 민망하면

내가 같이 찍어 줄게, 앉아 봐

하나, 둘, 셋

웃어 봐, 울지 말고


이성은 절대 욕망을 못 이겨

환자 도망치게 내비둘 거야?

무책임하게?

아니면 좋아 죽는 애들

지금 당장 떼어 놓을 건가?

잔인하게?

그냥 오늘 밤은 여기서 같이 자고

내일 네가 직접 병원에 데려다주면 되잖아요

보호사님?

나, 지금 정직 중이야, 일 안 해!


마음이 통하는 친구 같은 건

원래 없어

그 애랑 화해해

싫어

왜?

난 이제 짝꿍도 있고

너도 있으니까

너, 볼이-


이거 술이잖아

에? 할머니가 복분자청이랬는데

담글 때 설탕을 적게 넣었나 보네?


야, 너 저 방으로 가

정태 씨 일로 보내고

어차피 내일이면 헤어질

시한부 연인인데 좀 봐주지?

등 보이지 마

넌 취하면 빙구처럼 잘 웃네

재밌어

너랑 있으면, 자꾸 웃게 돼

안 되겠다

 

뭐가?

알았으니까 놔, 잘 거야

잘 거라고

제발, 이대로 가만히 자

자, 얼른

머리 만져 주면

잘 잔다던데


문강태!

어디 갔다 왔어?

어, 전에 못 준 게 있어서

 

뭐?

이번엔 밟지 마

예쁘다

너도



혀, 형이 거, 거짓말하지 말랬지?

형, 왜 그래?

고, 고문영 작가님이 좋아 내, 내가 좋아?

갑자기 그건 왜?

고, 고문영 작가님이 좋아 내, 내가 좋아!

형이 좋지

 

가짜, 가짜, 가짜, 가짜, 가짜

거짓말하지 말랬지!

거짓말하지 마! 가짜, 가짜, 가짜

'형 같은 거 죽어 버렸으면 좋겠어' 네가 그랬지?

나, 나만, 나만 없으면 된다고

나, 나만, 나만 죽으면 좋겠다고

엄마한테 맨, 맨날 맨날 그랬지

그래서 그때 강에서 나 강에 빠, 빠트렸지

살려 달라고...

살려 달라고, 살려 달라고 계속

살려 달라고 했는데 도망갔지, 혼자

나 놔두고 혼자 도망갔지

죽이고 싶었지, 나

 

동네 사람들!

내 동생이 형을 죽인다!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큰 사이즈:)




It's Okay to Not Be Ok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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