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지만 괜찮아
우리 뭐 하고 놀까?
어디가? 놀고 싶다며
내가 언제?
허언증 있어?
'놀아 볼까' 그거 혼잣말한 거야
이씨, 어쨌든 나 잘했으니까 칭찬해 줘
뭘 잘했는데?
납치
좀 아까 아담 안 잡고 그냥 내비둔 거
내가 잘해서 그런 거잖아, 아니야?
그럼 왜 안 잡았어?
춤추고 노래하는 걸 어떻게 말려?
그렇게 잘 하는데
이봐요!
당신들 뭐야, 병원 쪽 사람이야?
아니 난 작가, 이쪽은 내 안전핀
당신들, 오늘 일 때문에
우리 의원님 잘못되시면
잘못되면?
각오 단단히 하는 게 좋을 거야
어머, 그래요?
아이고 무시브라, 아이고 나 죽겠네
이를 어쩐담?
이 여자가 진짜!
함부로 잡지 말지
당신들 지금 감당 못 할 짓 한 거야, 각오해
뭘 자꾸 각오하래, 븅신이
우리도 가죠, 이제
어.. 주리씨
우리도 출발해
놀러 가는 거야?
곧장 병원으로 가
규정 속도 지키고,
주리 씨, 먼저 가요
나 저 차 타고 갈게요
왜요?
그냥, 혼자 보내면 안 될 거 같아서
밥 먹으러 가자더니 이딴 걸 먹여?
빨리 먹고 가서 교대해야 돼
삼각김밥도 사 줘?
됐어
누구야?
병원
왜, 빨리 들어오래?
아니면 나 자르겠대?
참, 남의 말 잘 씹어 먹어, 맛있냐?
이번에 나온 책, 판매 금지 당했다며
좀비아이?
혹시 저번에 그 일 때문이야? 우리 형,
욕하고 머리채 좀 잡았다고
판매 금지까지 때리진 않지
그냥 삽화랑 내용이 애들 보기 너무 잔혹하대
등신들이 활자 뒤에 감춰진 진짜 메세지를 못 봐요
에이씨
메세지가 뭔데?
읽어 봐, 감상평 궁금하네
나 동화책 읽을 나이 아니야
에, 읽을 나이 같은데?
너 몇 살이야?
나?
애지, 애
근데, 네가 나보다 더 애인 거 같은데?
내가 왜 애야?
예쁨받고 싶어 하는 게 보여
네 목소리 들을래
아무 말이나 해 봐
음,
나한테 할 말이 그렇게 없어?
아버지 산책은 왜 안 시켜?
원장님이랑 약속했잖아
약속,
그딴 건 코 풀고 버리는 휴지같은거야
볼일 봤으면 버려야지
어차피 치매 환자야
영혼은 죽고 가죽만 남은 빈 껍데기
그딴 걸 왜 끌고 다녀, 시간 아깝게
그냥 죽어 버리면 편할 텐데
니네 부모님은 왜 돌아가셨어?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뒤에서 좀 알아봤지
그냥 가벼운 호구 조사 정도야
물건 살 때도 생산지나,
유통 기한정도는 보고 사는데
뭐, 그 정도야 할 수 있지, 뭐
물건?
사람이 너한텐 물건이야?
다를 건 뭐야?
자식도 부모가 유통 기한 지나서
썩은 내 진동하면 버리는 거고
부모도 이쁜 짓 많이 하는 자식은 품고
못나고 쓰잘데기없는 앤 버리는 거지
아담, 걔도 그런 거 아니야?
세워
응? 왜?
차 세우라고
왜, 오줌마려?
갑자기 왜 그러는데, 왜 화를 내?
이유가 뭐냐고!
야!
아 뭐 때문에 빡혔는데? 어?
내가, 까먹었어
뭘?
네가 남들이랑 다른 사람인 걸
잠깐 까먹었어 나도 모르게,
너한테 뭘 기대하고 있었나 봐
나한테 뭘 기대했는데?
응? 뭘 기대했어?
이제 없어, 그딴 거
사랑해
사랑해, 강태 씨
사랑한다고! 사랑한다니까?
진짜 너무너무너무 사랑해!
또 도망치냐?
내가 사랑한다는데 왜 도망쳐!
왜! 사랑해! 야!
사랑해! 사랑한다고! 야!
어떡해요?
고 작가한테 진짜 연락해요?
안 온다 그러면 어떡하지?
100% 안 오려 그럴 텐데
그냥 내가 연락할게
하지 마요
왜요?
그냥 저 혼자 올라갈게요
그래도, 제가
하지 마요, 절대
뭐야, 착한 사람만 보이는 거야?
어, 바다예요, 바다
드디어 만났네,
상태 오빠
셀카는 위로, 하나, 둘, 셋
아, 어떡하지, 이 오빠?
너무 귀엽단 말이야, 공룡도 이쁘고
솔직히 귀여운건 나보다
트와이스가 더 귀엽지, 솔직히
형 머리 만지지 마
아직도 화났어?
산책시키려고 왔잖아
내가 약속 안 지켜서 화난 거 맞지?
형, 잠깐 로비에서 기다려
어, 나 싫어, 싫어, 여기
여기 작가님이랑 여기 같이 있을 거야
작가님이랑 여기,
말 좀 들어, 제발!
(주고받는 부부싸움)
누구한테 맞았는데? 얼굴이 왜그래?
어떤 새끼야, 어? 누가 때렸어?
내가 가서 확 죽여 줄테니 말해
너 또 참았지?
얻어터지고도 븅신처럼 또 참았어, 그치?
누가 그랬냐고
네가 왜 화를 내?
뭐?
왜 이렇게 흥분하냐고
네가 맞았잖아
그래서, 마음이 아파?
아니면 슬퍼?
지금 정확히 어떤 감정이야?
넌 몰라, 네가 지금 무슨감정으로
이렇게 날뛰는건지, 너도 모른다고
속은 텅 비었고, 그냥 소리만 요란해
깡통처럼
그러니까, 아무것도 모르면서
나에 대해 다 안다고,
다 이해한다고 착각하지 마
너 죽을 때까지 나 몰라
너도 죽을 때까지, 나를 몰라
어느 작은 마을에 한 사내아이가 태어났어
피부는 창백하고 눈동자가 아주 큰 아이였지
아이가 크면서 엄마는 자연스럽게 알게 됐어
이 아이는 감정이 전혀 없고
그저 식욕만 있는 좀비였다는 걸
그래서 엄마는 마을 사람들 눈을 피해
아이를 지하실에 가두고는
밤마다 남의 집 가축을 훔쳐서 먹이로 주며 몰래 키웠어
하루는 닭을, 하루는 돼지를,그렇게 여러 해가 지난 어느 날
마을에 역병이 돌아서, 남은 가축들이 다 죽고
사람들도 많이 죽어
그나마 산 사람들은 마을을 모두 떠나 버렸지
아들만 두고 떠날 수 없던 엄마는 결국 배고파 우는 아이에게
자신의 다리 한쪽을 잘라 주고 다음엔 팔 한쪽을 잘라 주고
그렇게 다 주고 결국엔 몸통만 남아서는
마지막으로 아이의 품속에
스스로 들어가 자기의 남은 몸을 맡기지
몸통만 남은 엄마를, 아이가 양팔로 꽉 끌어안으며
처음으로 한마디를 해
엄마는 참 따뜻하구나
아이가 원한건 먹이였을까 , 엄마의 온기였을까
야, 근데, 그, 고문영
그 여자도 자기 아빠한테
목 졸리고 난리 났었다며?
뭐?
언제? 누가 그래?
아까 니네 병원 배달갔더니
환자들끼리 쑥덕대던데?
아휴, 본 사람이 한둘이 아니더구먼, 쯧
아니, 딸이 얼마나 미우면 목을 조르냐
걔네 아빠도 정상은 아니지?
재수야?
어?
바이크 좀 쓰자
It's Okay to Not Be Ok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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