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조 E10
피곤해 보이십니다
바벨의 진짜 보스를 찾는 일 때문에요
외람된 말씀이지만
지금은 금을 찾는 게 급선무인 것 같습니다
물론 그렇죠
빨리 난약사부터 정리하셔야 합니다
난약사만 빼면 바로 금을 꺼낼 수 있습니다
혹시 정리를 못 하는 이유라도 있으십니까?
세입자 전체가
제 말을 안 듣고 바벨과 싸우려 하고 있습니다
정말 답이 없는 사람들이군요
변호사님, 그래도 지금은
조 사장님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리시죠
어, 왔어요?
아니, 집으로 간 거 아니었어요?
집으로 갔는데
유리가 안 끼워져 있더라고요
음, 왜 이렇게 더딘가 몰라
아, 예
아니, 근데 어떻게 들어왔어요?
지난번에 스페어 키 줬잖아요
무슨 일 생기면 와 있으라고
아, 아, 예, 그랬죠
아무튼 오늘은 방에서 자요
못 잘 것 같은데요
왜요?
아니, 왜 또?
제가 아까 청소를 좀 한다고
창문을 열어 놨는데
그 틈을 타서
아이, 인자기 문만 열면 들어와, 이씨
막걸리 많이 사 왔는데
한잔하실래요?
예
이 쓰레기 같은 허 판사, 진짜!
정치질할 땐 주차 딱지 떼듯이
영장 막 갈기던 인간이
이럴 땐 한 장을 안 떼어 줘, 한 장을!
결국 길 원장도 자살로 종결된 거네요?
아니, 이게 말이 됩니까?
칼로 수사관 둘을 죽이고
자기 가슴에 칼을 박는다?
삼류 영화에서도 이러진 않습니다
말이 안 되긴 저희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오신 용건은요?
자살로 위장된 네 분 살인 사건 역시
제가 맡기 위해서입니다
제 정보도 모두 다 드릴 테니
두 분께서도 공조해 주세요
호의는 정말 감사합니다만
저희 쪽은 저희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검사님
전 믿으셔도 됩니다
전 지검에 있는 몇몇 쓰레기들과는 다릅니다
잘 압니다
하지만 저희 방법대로 가겠습니다
아니, 왜 저를 못 믿으십니까?
검사님을 못 믿는 게 아니라
검사님의 조직을 못 믿는 거예요
그런 말씀 하신 이유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저희 조직에도 올곧은
판검사들 많습니다
전부라고 함부로 매도하지 말아 주세요
여기 사과가 하나 있습니다
이쪽은, 어
이쪽은 썩었네요
그리고 이쪽은 안 썩었고요
반은 썩고 반은 먹을 만합니다
그럼 이 사과는
썩은 사과일까요, 아닐까요?
예?
우린 이 사과를
반쯤 먹을 만한 사과가 아니라
썩은 사과라고 합니다
안 썩고 신선한 검사님 같은 분이 있어도
결론적으로 그 조직은 썩은 사과입니다
비약이 심하시네요
사실 썩은 사과보다 더 최악이죠
썩은 사과는 썩은 부분을
도려내고 먹으면 되지만
조직은 그럴 수 없잖아요
우리 대부분은 성실한 판검사다
정치 판검사 아니다
맞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항변만 한다고
썩은 사과가 신선해지진 않습니다, 검사님
가장 최악인 건
결국 신선한 부분도 썩게 된다는 거죠
'레 미제라블'에 이런 말이 나오죠
'정의는 완전무결할 때만 옳다'
예상대로 둘 이상이었네
고마워, 함께 와 줘서
벌레들은 모여 있어야
손바닥으로 한 번에 죽이거든
회장님이 누굴 말하는 거야?
몰라
세 번까진 안 물어본다, 말해
놀랐잖아요
핸드폰은 뒀다 뭐 해요
문명의 이기 좀 쓰면 덧나요?
위험해질까 봐 그랬어요, 미안해요
위험하면 어때요?
파트너끼리
같이 위험도 공유해야죠
진짜 빡쳐, 씨!
변호사님
바벨의 진짜 보스
알아냈어요
정말요?
VINCENZ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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