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 온 E08


그러니까 나는 이 골든 벨을 
울리는 주인공보다는
우연의 행운 혹은 
술 한 잔의 행운을 찾는 그,
술집 안에 있는 손님1에 
더 집중을 했던 거지
이 사람은 어떤 기분일까
무슨 술을 시켰을까
무슨 이유로 저 구석 자리에 
우중충하게 앉아 있을까 하는
뭐, 그런 식의 접근인 거지

와, 저는 그, 남주 얼빡 잡히는 컷에서
최태리가 휘파람 불잖아요
저 그때 아, 눈물이 빵 하고 터지는데
아, 잠깐, 눈물 또 날 거 같아

그, 엔딩을 먼저 친 거지, 
구성상 클라이맥스를 뒤고 빼고



아, 나 그 장면 진짜 
휘파람 소리가 쓸쓸해 가지고

맞아, 진짜 진짜 쓸쓸했어, 진짜, 아,

늘 그런 정서에 얹히는 소리라서
우리도 모르게 학습이 된 걸까 쓸쓸하다고?
아니면 원래 그 소리가 그런 걸까?
그, 참, 그게 휘파람 소리라는 게
볼 때마다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도 너무 신기해요


엄마

뭐라고요?

엄마, 엄,

기선겸

엄마 

기선겸, 앞으로는 없는 거 말고 있는 거 불러요
아플 때, 힘들 때

기선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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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なな