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조 E16


소원 생각해 봤어?

그, 저기 우리 바이바이벌룬 광고 전단
좀 해 줘

어?

모델 좀 해 줘

뭐라는 거야, 이…

모델

씁, 왠지 모르게 빈센조 까사노는
신뢰감을 주는 이미지다 이거지

됐어, 돈으로 줄게

아이, 좀 해 줘
나 아니었으면 
지금 구치소에 있을 거 아니야

싫다고 했다, 놓고 갈게

어? 아,

어? 아이, 잠깐
소원 들어준다고 그랬잖아요
먹튀 하려는 거야, 지금?

먹튀가 아니라 그냥 돈으로 준다고, 나와

정말 자본주의가 낳은 괴물이시네요

헤이, 빈

오케이, 됐어

그거 뭐야, 갖고 와, 지워

오케이, 지금 좋아

어, 스톱, 어, 너무 왔어
아이, 조금, 조금, 반 발만 뒤
반 발만 뒤, 어, 거기, 거기
어, 좋아
이야, 죽인다

됐어 - 갖고 와
너 또 매달리고 싶냐? 갖고 와

아, 넥타이 이렇게 한번, 손 한 번만

지우라고

좋아
각도, 각도, 살짝만 틀어

갖고 와

어, 그래, 저거 들어 봐

아이, 진짜, 갖고 오라고

어, 됐어

갖고 와, 진짜
그만해


제일 가고 싶은 데가 어디세요?

사진 찍으러 가고 싶어요
나중에 영정 사진으로 
쓸 만한 게 하나도 없어서요

자, 마지막
좀 온화하게, 예
하나, 둘
네, 좋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어, 잠깐, 빨리
저희 둘도 같이 찍어 주세요

네, 그러세요
자, 서 볼게요
자, 시선 이쪽으로
네, 좋습니다, 하나, 둘
자, 편하게, 자, 하나, 둘
다 됐습니다

고맙습니다, 어, 잠깐만


어, 두 분이 옷이 
은근히 잘 어울리시네
어, 한번 같이 찍으셔야겠다

아니, 변호사님,

어, 아니요, 잠깐 일로 오세요 
일로 오세요
잠시만요, 여기 앉아 보세요
어, 앉아 보시고

한 번만, 한 번만, 한 번만
씁, 어깨에 손을 이렇게 올리고

어, 다정하게
조금만 붙어 주세요, 붙어 주세요
어, 좋아, 좋아, 좋아
한 번만, 한 번만, 한 번만
어, 이 느낌
이 느낌 그대로, 어?
자, 이쪽 보세요
네, 좋습니다, 하나, 둘

아, 너무 예쁘다, 스마일

자, 하나, 둘


이게 얼마 만에 해 보는 
산책인지 모르겠어요
이런 호강
못 누리고 죽는 줄 알았는데

이게 무슨 호강이에요, 
그냥 산책이죠

저한테는
지금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에요

나오고 싶으시면 언제든 말씀하세요

네, 고마워요

치료 잘 받고
재심까지 힘내셔야 돼요

제 인생에서
지금처럼 힘이 났던 적은 없었어요

아니, 단 한 번도요?

 


사랑하는 우리 아들을
떠나보낸 이후로는요
그 애는 내 전부였어요
그 전부가 없어졌는데
무슨 희망이 있었겠어요

그럼 왜 찾지 않았어요?

찾았어요
몇 년을 꼬박 찾았어요
근데 찾지 못했어요
너무 늦었더라고요

지금이라도 찾을 수 있잖아요

지금은 면목이 없어요
제가 이 몸으로
짐밖에 더 되겠어요

면목 없어 하지 마세요
그렇게 생각 안 할 겁니다

그럴까요?

예, 아드님도
어머니를 평생 기다리고 
있었을 거예요
그리고 그 아드님
그 누구보다도
강하게 살았을 겁니다
혹시 나중에 어머니를 만났을 때
떳떳하게 보이고 싶어서요

그게 무슨 상관이라고
어떤 모습이든
다 내 아들일 텐데
엄마들이 평생 간직하는 건
나를 향해 웃어 주던
예쁜 그 얼굴뿐이에요

주형아

부르면 나를 빤히 보던 그 얼굴
다시 만나면
꼭 해 주고 싶은 얘기가 있어요
금방 데리러 온다고 했는데
못 데리러 가서 미안해
단 하루도 너를 잊은 적이 없어
라고요



일단 가스 누출 감지기랑 
보안 장치들부터 해 놔야겠어요
장한석 이 미친 새끼
또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르는 거잖아요?

저지를 기회가 많진 않을 거예요
조만간 성경에 나온 대로 해 줄 거라서요

드디어 바벨탑을 와르르 무너뜨리는 거네요

더불어, 바벨탑을 올리려 했던 
모든 인간들을 심판받게 할 거예요

근데 우리가 하느님은 아니잖아요

심판은 하느님이 내리고
우린 택배 역할만 하는 거죠
하느님께 악당을 배송하는 건
악당이 제일 잘해서요

구체적인 계획은요?

'작은 미끼로 큰 고기를 낚는다'


지금 어디예요?

붕어빵 사고 있어요

그럼 난 슈크림

병원에 가려고요

거긴 왜요?

그날 못 한 말이 있어서요

잘 생각했어요
가서 '어머니' 그러고
꼭 안아 드리세요

수고해요

다녀와요

네, 여기 있습니다

아, 얼마예요?

3천 원입니다


오경자 씨 병실 옮기라는데요?

무슨 일이세요?

잠시만요, 잠시만요

지나갈게요, 잠시만요

아휴, 병실 안에서?

보호자님
누군가 들어와서 
오경자 씨를 해친 것 같아요


저희 직원이 확실히 아닙니다
경찰에 바로 신고하겠습니다



 


VINCENZ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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