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우의 수 E04


단순하다니까 경우연

어떻게 도발 한 번에 이렇게 홀랑 넘어오냐

 

오해하지 마

그냥 일하려는 거니까

니가 생각하는 거 이상으로

나한테는 이일이 중요해

고작 너때문에 이유 없다는 거지

고작?

내가 너한테 고작일 리 없을 건데

나한테 다시없을 이 기회 앞에

너는 고작이 맞아

그리고 니가 나를 알아?

나에 대해서 아는척하지 마

내가 너에 대해서 왜 몰라

우리가 친구 한 지가 몇 년인데

친구?

그래, 친구 하자

 

니가 손을 내미는 건

가라거나 꺼지라거나

주로 밀어내는 거던데

친구 하자면서 밀어내는 건

무슨 모순이야?

일만 하자는 소리야

그러려면 선이 필요하니까

어쩌면 하는 헷갈림도

혹시나 하는 기대도

친구라는 선이 걸러주니까

그러니까, 이제 정말 친구 하자

난 조건 붙은 건 안 해



토요일 1시, 홍대입구역 3번 출구에서 봐

그래, 그날봐

너 왜 이렇게 순순해?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다신 보지 말자며

도망 다니기 바빴잖아

말했잖아, 친구 하자고

그때도 친구였거든?

 

그때는 일방이었고

지금은 쌍방이니까

너는 매번 뭐가 그렇게 어려운데?

너는, 너는 뭐가 매번 그렇게 쉬운데?



나간다

 

밥 먹고가 짜장면 시켜줄게

약속 있어 저녁 약속이야

누구랑? 그 대표랑?

어, 이거 어떻게 하는 거야?

가지 마

그 남자 만나지 마

니가 그 남자 만나는 거 싫어


More Than Frie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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