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기록 E05



너 나랑 있었으면

에이준으로 옮길 때 내가 너 데려갔어

건물 샀어, 축하한다는 인사를 안 하니?

축하합니다

좀 비켜 주시겠어요?

그래, 그렇게

잘난 척할 수 있을 때 잘난 척해

계속,

전 대표님 잊은 지 오래예요

 

나 이제 너 하나쯤 그냥 날려 버릴 수 있어

그러시든가


언제 왔어?

 

한 20분 전에

오, 민재 언니랑 같이 온 거야?

어, 대본 리딩까지 온 거야?

캐릭터를 확실히 알아야

메이크업도 맞춰서 할 거 아니야

아, 씁, 그걸 꼭

대본 리딩까지 와서 봐야 아나?

봐야 안다

넌 난 안 보이냐?

 

보여

얘한테 너무 다정하다?

나한테 언제 그랬어? 기억은 나냐?

질투해? 둘이 사귀어?

미쳤냐? 찌찌뽕!

 

뽕찌찌

나만의 열쇠

빨주노초파남보

어, 진짜 유치해

놓고 얘기하라고

야, 빨리 놓고 해

 

먼저, 하나, 둘, 셋 하면 놓자

하나, 둘, 셋

 

 

아나, 유치해




네 팬이잖냐

너랑 같이 있는 거 자체로

얼마나 좋겠냐?

바로 탈덕했어, 덕밍아웃 하고

태세 전환 진짜 빠르더라

내가 좀 빨라

입덕, 휴덕, 탈덕 일주일 한 적도 있어

그런 거에 비하면 넌 엄청 오래 덕질 한 거야

동갑이라는 게 컸어

정하야, 좋아한 건 좋아한 거잖아

합리화는 하지 말자

점심은 짜장면이다, 그 집으로 와

가자, 누나 차 왔다

 

너 내 차 타고 가

야, 너 어디를 잡아?

 

아, 쏘리, 너무 급해서

얘 내 차 타고 갈 거야 내가 먼저 말했어

그건 아니지, 내 차 타고 왔으니까 내 차 타고 가야지

난 내 의견이 있고 내 의지가 있어

내가 타고 싶은 차 탈 거야

그러니까 내 차

너, 나한테 고마운 거

하나 갚을 거 있다

이걸로 갚아도 돼? 그럼 나야 생큐지

 

쏘리, 그거 다음에 쓸래

나 언니 차 탈래, 너 해효 차 타고 와

 

 

싫어, 네가 해효 차 타

난 내 매니저 차 타겠어

너 나랑 같이 타기 싫어?

하, 둘이 잘해 봐

이제 보니까 너희들은 둘이 만나면

초딩이 되는구나, 난 빠질래

너 때문이야, 이 초딩아

너 왜 이렇게 잘 넘어가냐? 이 초딩아

초딩이니까


너 운전해?

 

내가 못하는 걸 찾기 어려울 거다

너 그렇게 안 봤는데 다시 보니까

재수 없지?

너무 잘나서 그래

 

언니, 얘 왜 이래요?

자매님, 이해해 주세요

요즘 축구 골 동영상 보면서

자만심, 까붊, 건방짐 일부러 뿜뿜입니다

시간 지나면 적응되실 거예요

어, 여기 이상해 나 차 잘못 탄 거 같아

이미 늦었다


아, 아, 깜짝이야

넌 왜 이렇게 성격이 급하냐?

안전벨트는 왜 벌써 풀었어?

다쳤으면 어쩔 뻔했냐?

뭐 이 정도로 다쳐?

그거야 모르지,

내가 잡았으니까

고마워, 잡아 줘서

아니면 크게 다쳐서 병원 갈 뻔했네

 

사고는 언제 어디서 날지 모르는 거야

조심해서 나쁠 거 없어

씁, 너 나한테 '은근 잘 가르친다' 한 거 기억해?

아니

사혜준, 네 장점 중 하나가

인정을 잘한다는 거야

미안, 기억해

너도 은근 잘 가르친다?

내가 안전벨트를 일찍 푼 게

이렇게까지 혼날 일이야?

뭘 이 정도로 혼났다 그래?

너 진짜 혼나 볼래?

그래, 어떻게 혼낼 건데?

얼굴 공격은 반칙 아니냐?

너희들 연애하니?

언니!

누나!

알았어, 알았어, 어유, 귀 터지겠네

아이, 뒤에서 보면 연애하는 애들 같아

물론 그건 우리 사 배우님의

영향력이 크다고 생각해

 

멜로 눈깔인 데다가

지겨워, 누나

언니, 좀 지겨워요 아까는 재밌었는데

이제는 아니에요

방금 전 싸우던 애들 맞니?

우리는 싸운 게 아니라

의견을 서로 교환한 거예요

맞아, 우리는 의견 교환한 거야

이걸 갖고 싸웠다 그러면

언니 혼나야 돼요

그건 아니지 않냐?

그렇지? 이건 좀 부적절한 표현이었어

진짜 웃기는 애들이네, 배고파!

너희들 뭐 먹을 거야?

내가 먼저 가서 시켜 놓을게

짜장, 짬뽕?

짜장

소심하게 찌찌뽕을 해 봅니다

이런 상황에서 나도 이렇게

하고 싶지 않았어

근데 누가 그러는데 찌찌뽕 안 하면

3년 재수 없대

너, 그런 거 미신이야

찌찌뽕

진짜 놀고들 있다

넌 은근 손이 많이 간다

 

그런 말 처음 들어

핸드폰 좀 빌려줘

왜?

 

빌려 달라면 그냥 빌려주면 안 되냐?

된다

없어

아, 아, 어떡해?

하, 나 얻다 놨지?

아, 차에 뒀나?

자, 잠깐, 영화사는 아니야

 

나 차 문 좀 열어 줘

싫어

그럼 차 키 주면

내가 갔다 올게 그것도 안 돼?

넌 손 많이 가는 스타일이야

아, 억울해

뭐가?

하, 나 진짜 그런 말 처음 들어

난 손이 많이 가지 않아

어디를 가든 내가 다른 사람들을

챙기고 있다니까?

믿어 줄게

'믿어 줄게'는 믿는다는 말이 아니잖아

그게 중요해?

중요해

왜 중요해?

난 엄마 같은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

 

여기서 어머니가 왜 나와?

우리 엄마는 나한테 믿음을 못 줬어

아빠랑 이혼 안 한다고 하더니 이혼했고

다시는 돈 없는 남자랑 결혼

안 한다고 하더니 결혼했어

넌 어려운 얘기를 참 가볍게 잘한다

듣는 사람 편하게

편하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겠니

심리학책도 많이 읽었어

다행히 난 아빠랑은 좋아

아빠랑도 안 좋았으면

사회생활 엉망이었을 거야

아빠하고 안 좋으면 사회생활 엉망 돼?

난 괜찮은데

씁, 너, 윗사람들하고 많이 부딪치지?

아니, 좋아하시던데?

나 알바 나가는 고깃집 사장님이

고깃집도 물려주고 싶다고 했어

믿어 줄게

아, '믿어 줄게'는 믿는 게 아니잖아

너 믿어, 됐니?

 

됐어, 나도 너 믿어


내가 데리고 있었던 애 중에

사혜준이라고 있거든?

걔를 처음 봤을 때 아우라가

장난이 아니었어

외모도 외모지만 일단

인성이 좋아

대표님, 전 대표님하고 같이 갈게요

이 시기만 넘기면 괜찮을 거라는 말씀

믿을게요

아, 정말 저런 애가 안되면

도대체 누가 되겠나 했어

아니, 얘가 안되면 이건

정말 말도 안 되잖아, 근데, 안돼

안되더라고, 그냥 꿈이었어

하, 걔를 갖고 희망 가질 때는

그래도 뭔가 좀 행복했었는데, 그게

아무런 힘도 없는 그냥 환상이었던 거지

인생 실전이잖아

먹여 살려야 될 처자식이 있잖아

그러다 깨달았어,

'아, 세상은 결국 개호래자식들이 다 먹는구나'

그럼 어떡해? 나도 개호래자식이 돼야지, 형


나 나간다, 너도 좋지?

 

좋아, 방 생겨서

시간 될 때 회사 앞으로 와 밥 사 줄게

알았어

야, 너는 형이 이 정도 하면

수그리고 들어와야 되지 않아?

뭘 수그려?

아, 왜 수그려?

씁, 쯧, 이거 진짜, 씨

왜, 때리려고?

나 이제 안 맞아, 형한테

미안하다고 했잖아

 

미안하다고 하면 때린 게 없어져?

너 뒤끝 진짜 길다

형이 잘해 봐, 그럼 다 잊어

근데 계속 갈구잖아

 

갈구는 게 아니라 걱정돼서 그러는 거야

우리 같은 처지잖아

별로 설득 안 돼

난 형이 나보다 훨씬 좋은 처지 같아

방은 있었잖아





너도 아프냐?

 

아프다, 이 개새끼야

아, 역시 깡패는 깡패네

아이, 자기들은 안 아프고

남만 아프게 하잖아

근데 난 얼마나 인간적이냐, 응?

너랑 아픔을 공유하잖아, 응?

 

그래 봤자 너도 네 부모 없으면 아웃이야


그래도 다행이다 병원은 안 갈 정도라

운이 좋아, 내가

 

정신 승리

참, 이거

 

이따 줘, 가방에 넣었다가

 

지금 집에 안 가?

데려다줄게

왜? 아이, 하

됐거든요, 누가 누구를 데려다준대?

너 지금 환자야

나 죽니?

 

말이 너무 극단적이야

마음에 안 들어

너무 무거워


괜찮아?

 

괜찮아

아, 그러니까 집으로 바로 가지

왜 데려다준다고 우기니?

 

내가 우겼어?

우겼어 난 집으로 가라 그랬다, 분명히

책임 회피하는 거야?

무슨 책임?

난 네가 다친 거에 하나도 책임 없어

왜 발끈해?

책임감 있는 사람 좋아해?

그래, 좋아해

좋아하니까 책임감 있는 사람 되고 싶어?

너 좀 미친 거 같아

어떻게 알았어?

나 오늘 좀 미친 거 같아


너 나 오늘 기다리느라 지쳤지?

지치지는 않고

'어떤 일도 쉬운 건 없구나' 깨달았어

난 되게 신났었어

너무 좋아서 아무 생각도 안 나더라

씁, 남이 보는 거랑 자신이

사는 거랑 다른 건가?

 

아마도?

어? 비 온다

아, 아이, 진짜 이상해

너랑 만날 때마다 비 와

그러네

너 뭐 해, 안 뛰고?

비 맞고 싶어

비 맞으면 추워요

끝까지 이성적이라면서요

터져 버릴 거 같아

 

일단 비부터 피하고

혼란스러워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해야 할지 말아야 될지 모르겠어

어, 말할까 말까 할 때는

말하지 말아야 돼

할래

나한테?

 

좋아하나 봐

뭘?

 

너 좋아하나 봐


Record Of You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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